2026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 의약학계열 지원자 수가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며 입시 판도에 대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이번 지원자 급감은 오는 2월 진행될 추가 합격(추합) 기간에 상위권 자연계열 학과 중심의 연쇄 이동을 불러올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학 의약학계열 정시 지원자가 총 1만 82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만 4298명) 대비 24.7%(6001명)가 줄어든 수치로, 의대 학부 전환이 본격화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적은 인원이다. 특히 의대 지원자는 전년보다 32.3% 급감한 7125명에 머물며 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약대(-22.4%), 치대(-17.1%), 수의대(-14.5%), 한의대(-12.9%)도 일제히 지원자가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의대 모집 인원 축소 영향으로 지원자 감소는 예견됐으나 그 폭이 예상보다 매우 크게 나타났다”며 “이과 최상위권 학생 수 감소와 의약학계열 선호도 주춤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원자 수 급감에도 불구하고 의대와 한의대의 합격 문턱은 여전히 높을 전망이다. 모집 인원 자체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의대 정시 경쟁률은 6.61대 1을 기록해 전년(6.58대 1)보다 소폭 상승했으며, 한의대 역시 10.59대 1로 전년(10.51대 1) 대비 올랐다. 반면 정원 변화가 적었던 수의대(8.32대 1), 약대(7.38대 1), 치대(5.58대 1)는 경쟁률이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의약학계열의 약세와 대조적으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SKY) 자연계열 지원자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올해 SKY 자연계열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4.4%(428명) 증가하며 의약학계열에서 이탈한 최상위권의 ‘실리적 선택’을 입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2월 ‘추가 합격 대이동’의 폭발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와 SKY 자연계열에 동시 합격할 수 있는 ‘알짜 지원자’들이 SKY에 대거 몰리면서, 이들이 의대로 빠져나갈 때 발생하는 연쇄 이탈 규모가 예년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정시는 2월 한 달간 벌어질 사상 초유의 ‘추합 도미노’ 현상이 최종 합격선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