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명과 암…성공적 정착을 위한 개선 방향

박은아 승인 2024.12.27 18:06 의견 0


2025년, 학생이 흥미와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이 제도는 학생 중심의 교육을 지향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학생 선택권 확대와 동기 부여, 고교학점제의 명(明)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학습 동기를 높이고, 학업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진로를 조기에 정한 학생에게는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해 진로 탐색의 폭을 넓힌다. 또한 취득 학점에 따라 졸업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학습 과정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되며, 이는 미래 사회의 중요 역량인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고교학점제의 암(暗)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모든 학생과 학교에 긍정적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학생들이 필수 과목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고, 이런 경우 기초학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또한 특목고와 일반고,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 교육 자원 격차로 인해 고교학점제의 혜택이 고르게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증가한다.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이를 평가해야 하는 시스템은 교사의 행정 업무를 크게 늘리고, 학사 운영을 복잡하게 만든다. 특히 미이수 학생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 외에도 이동 수업과 개별 과목 선택으로 인해 학생들 간의 교류가 줄고, 공동체 의식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정적 영향으로 꼽힌다.

학부모, 학교, 학생이 고려해야 할 점

학부모는 자녀가 진로와 흥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균형 잡힌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는 교육 자원을 확충하고, 교사의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 행정 인력을 배치하며, 이동 수업으로 약화된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인성 교육과 학급 중심 활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과목 선택 과정에서 자신의 목표와 진로를 주도적으로 탐색하며 책임감을 갖고 학업에 임해야 한다.

성공적인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한 개선 방향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필수 과목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대학 입시와 고교학점제 간의 연계를 강화해 학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소규모 학교와 농어촌 학교의 교육 자원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며,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전문 상담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

학교 공동체 모두의 협력이 필요

고교학점제는 한국 교육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학부모, 교사, 학생을 비롯한 교육 공동체 전체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선택 과목 중심의 학습 환경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공교육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꾸준한 개선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학교 공동체가 고교학점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노력한다면 이 제도는 학생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와 한계를 외면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과 지원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에듀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