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변수는 ‘영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상위권은 수학, 중위권은 국어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점수대별로 입시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종로학원은 수험생 5,170명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점수대별 취약 과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국어·수학·탐구 원점수 합산 290점대(300점 만점) 이상의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영어 평균 점수가 93.4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국어(97.7점), 수학(98.4점), 탐구(96.9점) 평균 점수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로, 최상위권 내에서 영어의 체감 난도가 상당히 높았음을 시사한다.
반면 점수대가 낮아질수록 취약 과목은 달라졌다.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 진학이 가능한 240점대 구간에서는 수학 평균 점수가 80.9점으로 전 영역 중 가장 낮았다. 서울권 대학 진입선으로 분류되는 200~220점대 구간에서는 국어 평균 점수가 73.4점으로 최저를 기록해, 해당 구간 수험생들에게 국어가 가장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시 모집에서는 대학별 영어 반영 방식이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시행되지만, 대학마다 등급 간 감점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요 대학별 환산 점수를 살펴보면, 연세대는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가 최대 7.9점에 달하며, 고려대는 최대 3점의 차이를 둔다. 반면 서울대는 등급 간 차이가 0.5점에 불과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 비중이 낮은 서울대의 경우 영어가 4~5등급이어도 국어 점수가 높으면 합격 가능성이 있다”며 “대학별 반영 방식이 정시 경쟁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사회탐구를 선택하고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도 여전히 주요 변수다. 이번 조사에서 사회탐구 2과목을 선택한 응시생 중 21.1%가 자연계 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사탐 2과목 응시자)의 국·수·탐 원점수 합산 평균은 248.0점으로, 과학탐구 2과목 응시자(228.2점)보다 20점 가까이 높았다. 이는 높은 표점과 원점수를 확보한 사탐 응시생들이 교차 지원을 통해 자연계열 상위권 학과 경쟁에 뛰어들 경우, 기존 이과 수험생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수험생들은 본인의 점수 구간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과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지망 대학의 과목별 가중치를 철저히 계산해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 성적 통지표는 오는 5일 수험생들에게 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