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듣기 중심이었던 영어 수업이 AI와 글쓰기를 통한 사고력 중심 수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7월 5일, 성남외국어고등학교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 주최 영어교사 연수 현장. 이 자리에 모인 200여 명의 중등 영어교사들은 새로운 영어교육의 방향을 마주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학생의 표현력과 사고력을 끌어올리는 미래형 영어교육이 핵심이다.
이번 연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춰, 학생 중심의 수업과 자기주도 학습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기존의 지식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 시스템과 개별 발음 분석 도구를 수업에 도입하는 등 실제 수업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기조강연을 맡은 광주교대 신동광 교수는 “AI 기반 자동 채점은 교사의 평가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학생 개개인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해 자기주도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이 직접 개발하거나 시범 적용 중인 수업 사례도 다양했다. 하이러닝 기반 콘텐츠, 국제교류 중심 수업 구성, 실시간 발음 분석 체험 등은 학생 참여형 수업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역시 이전보다 더 자발적이며, 표현력 향상이 눈에 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함께 전해졌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시범 운영 중인 ‘경기외국어미래교육 선도학교(라온, LAON)’ 정책과 연계해, 실천 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전국 확산을 위한 기반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는 경기중등영어교육연구회(GETA)와 한국중등영어교육연구회(KOSETA)의 협업도 포함된다. 교사 간 자료 공유, 상호 피드백 시스템, 연간 단위 연구회 운영 등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시도는 교사의 역할이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설계자, 촉진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AI 기술을 도구로 반복적 업무를 줄이고, 더 깊이 있는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기술 인프라의 격차, 교사의 디지털 역량 차이, 인공지능 도입에 대한 불안 등은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중심이 된 실천 사례가 쌓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향이 제시된다면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컬 융합인재 육성'이라는 비전에 한 걸음 다가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다.
2025 상반기 중등 영어 교사 역량 강화 연수 사진 (출처: 경기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