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레드카펫 걸어간 수험생들…"준비한 만큼 결과 나오길"
예비소집일 수원 수성고서 출정식…"시험 끝나면 친구랑 여행 갈래요"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내일 수능을 본다는 게 믿기질 않았는데 오늘 수험표를 받고 후배들 응원을 받으며 학교를 빠져나오니 실감이 나네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성고등학교에서 수험생 이모 군이 수험표를 받아 든 소감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이 학교에서는 수능 예비소집이 진행된 가운데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후배들의 응원이 담긴 출정식이 이뤄졌다.
학교 본관 건물 입구에서부터 운동장 옆으로 교문까지 이어진 200여m 길에는 교사들과 학생회에서 마련한 레드카펫이 깔렸다.
1학년 319명, 2학년 328명 등 수험생을 제외한 전교생이 파란색 풍선을 양손에 든 채 레드카펫 양옆으로 나란히 섰다.
'수성고 학생회'라고 적힌 점퍼를 입은 학생회 학생들은 "화이팅, 수능대박", "찍어라, 그것이 정답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북을 들고 본관 건물 앞에서 선배들을 기다렸다.
이윽고 각자 교실에서 담임교사로부터 수험표와 학부모회, 총동문회에서 준비한 간식 꾸러미를 받아 든 수험생 299명이 본관 건물 앞으로 나오자 교사들과 학부모, 후배들은 일제히 풍선을 든 양손을 흔들며 "수능 대박, 수성 화이팅"을 외치며 반겼다.
수험생들은 박해오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과 손뼉을 마주친 뒤 당당히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손을 흔들어 자신들을 향한 응원에 화답했다.
일부 교사와 학부모는 만감이 교차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만규 학생부장 교사는 "교사들과 학생회 차원에서 이번 출정식을 준비했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학교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예비소집 창구에도 수험표를 받기 위한 졸업생들의 줄이 늘어섰다.
노연우 씨는 수험표를 받아 들고선 "시험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성적이 오르다가 정체기에 접어들었을 때인데 지금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해요"라고 말했다.
노 씨와 함께 온 이모 씨는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제 시험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시험 끝나고 친구랑 일본 여행을 갈 계획을 세워놔서 기다려진다"고 했다.
박 교장은 수능을 치르는 재학생과 졸업생을 향해 "모두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하길 바란다"면서도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기회는 많다는 점을 꼭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경기도의 올해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7천478명 늘어난 15만3천600여명이다.
이는 전체 수험생의 29.4%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응시자가 경기도에서 시험을 치른다.
경기지역 시험장은 19개 시험지구에서 344개교에 5천946개실이 운영된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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