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처분 논의 박차.. 국제적 추세는

"정부도 취지에 적극 공감, 세계적 추세에 비하면 현행 규제는 부족"
"교내 디지털 기기 활용 앞장섰던 여러 국가 대부분이 지난 10년 사이 철회"
"스마트폰 중독 세계 5위 한국…. 핸드폰과 교실이 아닌 본질에 집중해야"

정진하 승인 2024.11.06 16:57 의견 0
(사진 = kaboompics.com)


국회에서는 최근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처분에 대한 법안을 추진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청소년의 학습 집중력 및 사회적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도 적극 공감의 뜻을 내비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프랑스 교육부는 급기야 전국의 모든 학교에게 학년에 관계없이 스마트폰 사용 금지 규정을 빠르게 도입 추진 중이다. 이른바 '디지털 쉼표' 정책이 그것으로, 별도의 사물함을 두어 등교 시 제출하고 하교 시 회수하는 방식이다. 영국 교육부는 올해 초 "휴대전화는 교실에서 방해물에 불과하다"라고 전하며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고, 이동통신사까지 합세하여 연령별 스마트폰 사용 권고 지침을 발표했다.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이탈리아도 일찍이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해 왔다.

한편 핀란드에서는 2015년 교육정책의 하나로 "디지털 도약"을 선언하며 각종 모바일 기기를 교육 현장에 전면 도입했으나 지난 몇 년 사이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어 금지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일본은 교내 사용은 금지하고 있으나 재해 등 긴급사태 때를 대비해 소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며, 사회문제 중 하나인 집단 괴롭힘 실태 파악에도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금지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교내 총기사고와 같은 긴급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지의 목소리가 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디지털 기기를 학습에 활용했을 때의 효과'를 지지하는 여론은 사실상 저물어가는 실정이다. 싱가포르 등 과거 교육 현장의 스마트폰 활용에 앞장섰던 국가들도 일찍이 지지를 철회했다.

이와 같은 국제적 경향과 관련하여, 지난 2022년 4월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가 국내 실정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전 세계 24개국 주민 3만 4000명의 스마트폰 사용 양태 조사 결과(2014~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중독률은 세계 5위로 분석되었다. 국내 청소년들이 그만큼 중독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듯,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도 디지털 정보격차·웹 접근성·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서는 청소년(10∼19세)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40.1%로 보고된 바 있다.

학교 내 규제를 넘어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캐나다 브록대학의 나오미 앤드류스 아동청소년학과 조교수는 "휴대폰 사용 제한이 수업 중 방해를 줄일 수 있지만 청소년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 요소들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 지적하며 중요한 것은 "동급생 간 건전한 관계 구축에 더욱 힘쓸 것"이라 말하며 핸드폰과 교실에만 집중하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 일축했다. (캐나다 브래드포드 투데이, 5월 1일)

이번 법안 논의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청소년의 정신건강 및 취약한 디지털 환경 개선에 사회적으로 더욱 높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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