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거나 좋지 않은 행동을 보이면, ‘버릇없다’, ‘문제행동이다’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행동을 아이의 정서 상태나 감정 표현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여러 교육 현장과 매체에서는 “아이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라”는 메시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정작 눈 앞에서 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때는 어떨까요?

아침부터 신경질을 내며 문을 쾅 닫고 나가는 아이, 말을 걸어도 대꾸조차 하지 않는 학생, 사소한 일에도 “그냥 싫어요”라며 고집을 부리는 모습..., 그 순간 '왜 저러는 거야', '또 시작이네.'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현실에서는 여전히 감정을 피하거나 억누를 대상, 혹은 지도와 훈계로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감이 중요하다”는 말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아이가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에는 당황하거나 조급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할수록 마음을 닫게 되고, 어른은 반복되는 반응에 지치고 무기력해집니다. 이처럼 서로에게 좋지 않은 악순환을 끊으려면,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감정코칭’은 아이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공감하고,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접근입니다. 감정은 아이의 언어이며, 우리가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아이들이 “화가 나요”, “무서웠어요”, “속상해요”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그에 해당하는 행동을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순간을 ‘문제’로만 보지 않고, 아이의 성장과 연결의 기회로 바꾸는 것, 그것이 감정코칭의 핵심입니다.

감정코칭을 받은 아이는 자기조절력과 문제해결력이 향상되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원만해집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경험을 통해 신뢰를 쌓고, 그 안에서 사회성도 함께 발달합니다. 감정코칭을 기반으로 한 상대방의 사려 깊은 반응 하나하나는, 아이에게 “내 감정을 알아봐주는 어른이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남습니다.

앞으로 연재될 칼럼에서는 사춘기 뇌의 구조와 감정 반응의 이유, 감정코칭 5단계 실천 전략,감정을 다루는 훈육, 칭찬, 사과의 기술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문제행동’이라는 말 뒤에 숨겨진 아이의 마음을, 함께 읽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최경희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코칭전공 석사, K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