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질문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왜 그랬어?”, “언제 끝낼 수 있어?”, “계획은 세웠니?”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질문들은 대부분 답을 재촉하거나 실수를 확인하는 데 그칩니다. 생각을 여는 질문이 아니라, 말을 닫게 만드는 질문이기도 하지요.
사실 질문은 단순한 정보 수단이 아닙니다. 어떤 질문은 상대의 마음을 닫게 만들고, 어떤 질문은 마음을 열어줍니다. 어떤 질문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어떤 질문은 길을 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아주 좋은 질문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코칭이란 분야는 그런 ‘좋은 질문’으로 사람을 돕는 일입니다. 무엇을 하라고 조언하는 대신, 스스로 자신의 답을 찾도록 물어줍니다. “왜 못했어요?” 대신 “그때 당신을 가로막았던 건 무엇이었나요?”, “이건 힘들 것 같아요”라는 말 앞에서는 “어떤 방법이라면 가능해질까요?”라고 질문합니다.
질문이 달라지면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감정도 따라 움직입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이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천천히 돌아보게 해주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게 뭐예요?”
“이 문제가 해결되면 어떤 기분일 것 같나요?”
이런 질문은 잊고 있던 내 마음을 다시 바라보게 해줍니다. 감정은 말이 없지만, 질문을 만나면 드러납니다.
또한 좋은 질문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래를 향한 상상을 넓히고, 그 가능성 안에서 행동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당신이 진짜 원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모든 조건이 허락된다면, 무엇을 시도해보고 싶나요?”
라는 질문을 받는 순간, 사람은 지금을 넘어서 ‘원하는 미래’를 그려보기 시작합니다. 그 미래를 말로 표현하는 일 자체가 한 걸음입니다. 말이 행동을 끌어내기 때문입니다.
꼭 전문 코치를 만나야만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나누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도 ‘좋은 질문’은 얼마든지 자리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왜 이렇게 못했어?”라고 묻는 대신, “네가 잘했던 부분은 뭐였을까?”라고 묻는 것, 친구에게 “그만둬야 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대신 “너한테 지금 진짜 중요한 건 뭐야?”라고 묻는 것. 이런 질문은 때로 조언보다 깊은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멀리 사람을 데려갑니다.
질문이 따뜻해질 때, 관계가 달라지고 삶의 방향이 부드럽게 전환됩니다. 우리는 질문이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듣기 어렵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답을 말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함께 던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주 사소한 관심에서, 조용한 여백에서 시작됩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질문을 받았나요?
그리고, 오늘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건네셨나요?

최경희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코칭전공 석사, K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