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는 연산을 왜 계속 틀릴까?'
'고등학생이 되어도 문제 푸는 속도가 왜 이거밖에 안 나오는걸까?'
'왜 이 아이는 함께 풀었을 때는 잘 풀더니, 시험에서는 이렇게 많이 틀려올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이런 질문들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인성이나 생활, 학습태도가 거의 완성된 상태의 중고등학생 아이들만 만나다가, 7살짜리 딸 아이를 직접 학습시켜보니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학습에는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거나 성적이 오르는 이유는 머리가 좋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마음가짐, '나는 이 문제를 풀 수 있어.', '틀려도 괜찮아, 다시 하면 돼.' 라는 생각을 갖고있기 때문입니다.

◆ 일상의 자존감

스스로 옷을 챙겨입거나, 자신의 준비물을 알아서 챙기는 것, 혹은 부모님에게 "내일 준비물이 이거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일상의 자존감입니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일수록 이 일상의 자존감이 무너져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도록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씻겨주는 아이가 있는데요, 스스로 씻는 것조차 하지 못하면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는 무의식이 자리잡습니다. 그러면 조금만 생각대로 안되어도 부모님이나 도와 줄 사람을 찾습니다. 이런 아이가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스스로 풀 수 있을까요? 정답을 맞히는 방법을 가르치기 이전에 일상 속에서 사소한 성취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도와야 합니다.

◆ 학습 자존감

학습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아이가 문제를 풀 때 못 푼다고 혼내지 마시고 기초적인 것부터, 단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살펴주시면 됩니다. 학습코칭을 하며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다보면, 선행학습을 받아 진도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 보다 앞서지만 정작 쉬운 단어를 모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상태로 중학교에 올라가면 중1 과학시간에 배우는 '해수의 순환'에서 '해수', '순환'의 뜻을 몰라 학습이 막혀버립니다. 어느 과목이나 어휘가 부족해 요약하고 파악하는 게 되지 않으니 점점 학습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수학 진도를 빠르게 나가기 보다는 독서하며 단어를 먼저 배울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책에서 배웠던 것들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박물관도 가고 체험활동도 하며 눈을 밝게 해 주면 더욱 효과적으로 학습 자존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사회적 자존감

사회적 자존감도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보통 초등학교 4학년부터 친구에 대한 소유욕이나 비슷한 특성을 가진 친구들끼리 모이는 경향 등으로 왕따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요, 꼭 심각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겪고있는 사소한 문제를 들어주고 케어해 주었을 때 아이들은 안정감을 갖게 되고 이러한 안정감이 공부로 연결됩니다. 친구나 선생님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에게 인정받고 존중받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학습 외적인 면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이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나는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자존감으로 형성됩니다.

자존감은 학습의 근본입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학습 내용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고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에서의 작은 성취, 점진적인 학습,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서의 안정이 공부'도' 잘 하는 아이를 만듭니다.

금성신, 상상진학연구소 소장
edukorea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