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이런 고민을 합니다. 아이가 공부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정작 행동하지는 않을까요?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서는, 행동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jzen의 계획된 행동 이론(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TPB)에서는 행동이 '행동에 대한 개인적 평가(태도)', '주변의 기대(주관적 규범)', 그리고 '내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자신감(행동 통제감)'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이 세 가지를 이해하고 실천에 적용하면, 아이들의 행동 의도를 변화시키고 긍정적으로 변화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1. 행동에 대한 평가가 결정적이다.
연구팀은 '컨닝'이라는 행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따라 행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기 다음과 같이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연구팀은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컨닝이 발견될 경우 퇴학 처분까지 갈 수 있다”는 부정적 결과를 강조했고, 다른 쪽에는 “성실히 시험에 임한 학생은 장학금 지원 기회가 있다”는 긍정적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결과, 시험 부정행위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형성한 학생들은 행동을 삼갔고, 긍정적인 결과를 상상한 학생들은 스스로의 노력에 집중했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행동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결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을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어”라는 뻔한 말보다, “수학 실력을 쌓으면 네가 좋아하는 게임 개발자의 꿈에 더 가까워질 수 있어”처럼 아이들이 직접 와닿는 사례를 들어주는 것이 행동을 유발하는데 더욱 효과적입니다.
2. 주변 기대가 행동을 좌우한다
고등학생 민지는 공부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게 더 재미있잖아!” 민지에게 공부는 그저 부담스러운 숙제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반 친구들이 민지를 향해 말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우리 반 평균 점수가 높으면 반 단합 대회에서 1등할 수 있대. 민지도 이번엔 열심히 해 보자!” 친구들의 기대를 느낀 민지는 친구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고, 그날부터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이 주변 사람, 특히 친구의 기대를 강하게 느낄수록 행동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화되었습니다. 긍정적인 주변의 기대는 주관적인 규범을 형성하고 이는 아이들에게 사회적 압력이라기보다 행동의 동기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지원은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아이의 태도와 행동에 큰 영향을 줍니다.
3. 작은 성공이 큰 행동으로 이어진다
체중 감량에 도전한 대학생 지수는 매번 헬스장을 끊었다가 몇 주 만에 포기하곤 했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건 내겐 너무 어려워”라고 생각하며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연구 프로그램에서 그녀에게 아주 간단한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오늘부터 하루 10분만 걸어보세요. 운동화만 신고 집 밖으로 나가면 성공이에요.” 지수는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며 작은 도전에 응했고, 매일 10분씩 걸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20분, 30분으로 시간을 늘려갔습니다. 작은 성공이 쌓이자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겠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프로그램을 마치며 체중 감량이라는 목표를 이뤘습니다.
위의 사례처럼 아이에게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1시간 공부하라”는 무리한 요구 대신, “오늘은 이 한 문제만 풀어보자”처럼 작고 실현 가능한 도전을 제시하면 '그 행동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커집니다.
행동의 변화, 작은 실천에서 시작한다.
계획된 행동 이론은 단순한 행동 유도가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부모와 선생님, 코치가 이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면, 아이들이 더 큰 의욕과 자신감을 가지고 삶을 설계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부터 아이들과의 대화와 생활 속에서 이 세 가지 요소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참고문헌] Ajzen, I. (1991).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임은정 | 코칭심리학 박사, K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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