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공교육 청사진이 될 수 있을까?

"1:1 맞춤형 교육을 위한 보조교사 역할, 공교육의 참된 목표 실현에 큰 발돋움"
"우선순위 무시한 일방적 예산 투입 단행, 교육계 당사자 측에선 우려의 목소리 커"

정진하 승인 2024.12.09 18:22 의견 0

2025년 신학기부터 AI 디지털 교과서(AIDT)가 전국의 학교에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전국 교직원 단체를 비롯해 학부모 단체 등이 강력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AIDT의 도입이 교육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은 교육계의 4대강 사업과 다를 바 없다"며, 교권 추락, 교육 재정의 문제, 효과 검증 미비, 인프라 구축 부족 등을 이유로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지난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5년 AIDT 영어, 수학, 정보 (교과서) 출판사는 검인정 체제를 통해 11월 말에 확정돼 어떻게 변경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내년 신학기 도입을 반년쯤(지난 10월 기준) 앞둔 상황에서, 교과서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고 효용성 검증에 대한 근거 또한 마련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최초 도입 대상은 초등 3~4학년 및 중고등 1학년의 영어, 수학, 정보 교과서로 한정되며, 국어 등 일부 과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11월 29일 발표된 AI디지털교과서 도입 로드맵 조정안 ⓒ 교육부



"실물 시연한 AIDT, 1:1 맞춤형 교육을 위한 보조교사 역할"

한편, 베일에 가려진 AIDT의 실질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검정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될 교과서의 실물 시연을 진행하였다. 이날시연에서 AIDT에 탑재된 챗봇을 통한 영어 문법 교정, 발표 연습, 발음 교정 기능 등을 소개했다. 문제를 풀면 정답률과 풀이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되어 교사용 기기 속 현황판에 표시된다. 또한 AI를 기반으로 학생에게 맞춤형 숙제를 제공할 수 있다.

AIDT의 핵심은 AI를 활용한 1:1 맞춤형 교육 실현에 있다. 과거의 디지털 교과서나 학습용 소프트웨어와 달리 AI가 학생을 파악하고 교사의 지침에 기초한 맞춤형 학습방향을 안내한다. 선생님의 수업이 추구하는 방향을 다같이 따르되 학생 개인의 학습 수준 격차를 줄여주는 매개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다함께 발맞추어 진도를 나가면서도 수준 별 학습을 제공하여 모두가 흥미를 잃지 않고 수업을 따라올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더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학부모에게 신뢰성 있고 세심한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다. 면대면 소통을 어려워 하는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어려운 점이나 질문을 제시할 수 있고, 교사는 분석 데이터로 학생의 성향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공교육의 참된 목표에 보다 가까이 도달하고,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중요 역할을 하게 되리라는 설명이다.


"예산 편중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는 오로지 학생 몫"

AIDT 도입을 위한 예산 편중으로 인해 필수 교육예산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초학력 증진 예산, 다문화 교육 예산, 노후학교 시설 개선사업 등 나머지 사업 예산이 줄어들 경우 공교육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AIDT 사업엔 내년에만 4067억원이 필요하고 2026년엔 1조633억원, 2027년엔 1조5212억원, 도입 완료될 2028년에는 연 1조734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실제 도입까지 앞으로 2개월 여 기간이 남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논쟁과 개정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현장 적합성 검토와 갑작스러운 도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도입부터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단행된 AIDT가 어떻게 참된 교육을 실현할 수 있겠느냐"며 교육부의 속전속결식 행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속적인 전문가 검토와 시도교육청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가 제시한 청사진이 실현될지, 아니면 교육계의 우려가 현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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