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시대 핵심 능력은 심문·판단력 이식·길들이기"
美 전문가 기고…"기계와 단계적으로 사고하는 법 익혀야"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기업들이 업종 불문 대거 '생성 AI(인공지능)' 도입에 나서며 직장인의 조바심이 커진다.
주변에서 'AI를 잘 쓰라'는 당부만 할 뿐 이 신기술과 관련해 필요한 역량이 뭔지 다들 막막해하기 때문이다.
챗GPT 프롬프트(지시어)나 모범 활용 시나리오를 찾아보지만, AI 모델이 업데이트되면 요긴했던 비법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라 미덥지 않다.
바뀌지 않는 '필수 능력 목록'이 없을까?
21일 AI 업계에 따르면 IT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의 폴 도허티 CTIO(최고기술혁신책임자)는 엑센츄어 리서치의 제임스 윌슨 대표와 함께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에 게재한 글에서 직장인의 근원적 생성 AI 역량(기술)을 '심문' '판단력 이식' '도제로 길들이기' 등 3가지로 정리했다.
생성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덕에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와 지식을 만들고, 말의 미묘한 맥락을 이해한다.
이 때문에 현장의 복잡한 업무를 기계에 맡기고, 상담 등 고급 서비스를 저렴하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등의 파격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액센츄어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직장 일의 40% 이상은 생성 AI에 의해 자동화·효율화 등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생성 AI를 똑똑한 조수로 만들려면 맨 먼저 필요한 능력이 '심문'(interrogation)이다.
이는 시켜야 할 일을 단계별로 쪼개고 단계마다 기계에 캐물어 가장 좋은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챗GPT o1' 등 최신 생성 AI는 답을 내는 과정을 단계별로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데, 매 과정을 사람이 짚어보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심문을 잘하려면 실무를 논리적, 추상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각 단계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판단력 이식(judgment integration)은 생성 AI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선 꼭 필요한 능력이다.
이는 AI의 답이 정확한지, 편견이나 치우침이 있는지, 회사 지침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등을 따져 데이터 수정이나 추가 훈련 등 조처를 하는 역량을 뜻한다. AI가 탈선하지 못하도록 사람의 판단력이라는 '안전장치'를 묶어 두는 것이다.
판단력 이식을 하려면 AI의 반응을 비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AI의 변화무쌍한 오류에 대처하기 위해 AI의 작동 원리에 관한 기초 이해도 필요하다.
한편, 생성 AI는 훈련과 세부 조정(파인튜닝)을 거치며 예상 못 한 수준으로 '진화'한다. 예컨대 스팸 메일을 구별하는 법을 익히다 보면 설득력 있는 판촉 메일을 쓰는 법도 깨닫는다.
도제로 길들이기(apprenticing)는 이런 AI의 '일취월장'을 돕는 역량이다.
AI를 탁월한 제자로 키우는 것이다. 복잡한 문제를 부담이 적은 주제로 계속 쪼개 점진적으로 해결하는 기법을 가르치거나, AI의 창의력을 북돋을 예시 데이터나 질문을 넣어주는 등의 작업이 여기에 속한다.
이 3개 역량은 일을 새롭게 분석하고 그 안의 의미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수다. 실무의 핵심을 챗GPT 등 생성 AI가 배우도록 예시를 제시하고 문답을 반복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예전에는 미숙한 인간 신입만 가르치면 됐지만, 이젠 '맑은 눈의 기계'를 코치해야 하는 낯선 상황이 닥친 것이다.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도허티 CTIO와 윌슨 대표는 기고문 말미에 "생성 AI 혁명으로 우리는 AI와 함께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기업의 미래는 생성 AI 그 자체가 아니라 생성 AI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사람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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