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권과 지방권 대학 간의 경쟁률 격차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명분보다 취업과 주거 여건 등 현실적인 실리를 따지는 수험생들이 늘어나면서, ‘인서울’ 신화가 흔들리고 지방 거점 대학들이 입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 수치로 증명된 지방대의 약진… 격차 0.40대 1
11일 종로학원이 분석한 전국 190개 대학의 정시 지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6.01대 1, 지방권은 5.61대 1로 집계됐다. 두 권역 간의 격차는 2022학년도 2.77대 1에서 매년 줄어들다 올해 0.40대 1까지 떨어지며 5년 새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권 15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6.43대 1, 충청권 38개 대학이 6.30대 1을 기록하며 모두 서울권 평균을 웃돌았다. 지방권 대학의 경쟁률은 2022학년도 3.35대 1에서 올해 5.61대 1로 크게 뛰었으며, 이는 사실상 미달로 간주되는 ‘경쟁률 3대 1 미만’ 대학을 60개(2022년)에서 20개(올해)로 급감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지원자 수 역시 지방권의 강세가 뚜렷했다. 서울권 대학 지원자는 전년보다 1.0% 감소했으나, 지방권은 21만 337명으로 7.5% 증가했다. 특히 부산대(7,551명), 경북대(6,494명) 등 지역 거점 국립대와 단국대 천안캠퍼스(6,212명), 계명대(5,864명) 등 주요 사립대에 수험생들이 대거 몰렸다.
이러한 흐름은 취업과 주거비 등 현실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종로학원은 수험생들이 ‘명문대 여부’보다 취업 전망과 학비 부담 등을 고려해 안정적인 지방 대학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수도권과 지방 모두 취업 여건이 녹록지 않은 데다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수험생들이 집에서 가까운 지방 대학에 지원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명문대가 아닌 하위권 서울 소재 대학보다는 경쟁력 있는 지방권 대학을 선택한 것은 향후 지방대 집중육성정책과 공공기관·공기업 지역인재 채용 등의 실질적 성과에 따라 지방대에 대한 인식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시 현장의 열기가 곧장 지방대 졸업생의 사회 진출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발표된 재정학연구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제도가 지방대 졸업생의 실제 취업률 향상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정책 도입 전부터 이미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실질적으로 높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인 공공기관에만 지원자가 쏠리는 ‘병목 현상’이 발생해 비수도권 일자리의 경쟁률이 높아진 점, 블라인드 채용 환경에서 수도권 학생들이 NCS 등 시험 준비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인 점 등이 지방대생의 취업률 제고를 가로막는 원인으로 꼽혔다.
결국 2026학년도 정시에서 나타난 지방대의 약진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확고한 가치 재평가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입시 경쟁률 상승을 넘어 졸업생들의 실질적인 노동시장 성과를 뒷받침할 장기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