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혹시 이런 순간을 겪어보셨나요?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다니… 내가 부족한 걸까?”
“학부모님이 또 상담을 요청하셨네… 내가 더 잘해야 하는 걸까?”
“저 학생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내가 뭔가 잘못한 걸까?”
매일 최선을 다하지만, 때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학부모님들의 요구가 과중할 때, 혹은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선생님의 마음은 지쳐갑니다. 이런 감정은 선생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학생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선생님들이 힘들어하는 순간들
· 최선을 다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수업을 준비하고, 자료를 만들고,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지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선생님은 자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보이지 않더라도, 선생님의 노력이 학생들의 삶 속에서 작은 씨앗으로 남아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입니다.
· 학부모님들의 기대와 과도한 요구가 부담될 때
“우리 아이는 꼭 좋은 대학에 가야 해요.”, “선생님이 좀 더 신경 써주시면 안 될까요?” 이런 요구가 쌓일 때 선생님은 끝없는 압박을 느낍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마법사가 아닙니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의 열정과 진심입니다. 학부모님들의 기대에 맞추려 하기보다, 선생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학생들과 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때
“왜 내 말을 듣지 않을까?”, “저 학생은 나를 싫어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심지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도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을 겪으며 표현 방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때로는 반항적인 모습도, 선생님을 향한 관심과 신뢰의 다른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순간, 선생님은 혼자가 아닙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완벽할 필요 없이 충분히 좋은 선생님일 수 있습니다.
자기자비(Self-Compassion): 회복의 열쇠
우리는 종종 스스로에게 엄격한 평가를 내리며,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비로운 태도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번아웃을 예방하는 강력한 도구임이 밝혀졌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자기자비가 정서 조절 시스템(Soothing System)을 활성화시켜, 위협 반응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과 회복력을 촉진한다고 말합니다. 즉, 자비로운 태도를 가질 때, 뇌는 위협 반응(Threat System)을 줄이고, 진정과 회복을 촉진하는 신경전달물질(옥시토신,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킵니다.
자기자비는
1) 자기 친절(Self-Kindness):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 너무 힘들었구나.” 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
2) 보편적 인간성(Common Humanity): “다른 선생님들도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라는 인식
3) 마음챙김(Mindfulness): 현재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과도하게 몰입하지 않는 태도로 이루어집니다.
자기자비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뇌의 신경 가소성을 이용해 선생님의 회복력을 높이는 실제적인 방법입니다. 위협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스로를 지지하는 태도를 키울 때 번아웃을 예방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입니다.
자비를 실천하는 방법
1. 자신을 다독이는 따뜻한 말 한마디
힘든 하루를 보낸 후,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한마디 해보세요. 학생들에게 따뜻하게 말해주듯, 나 자신에게도 이렇게 말해보세요.
➡ “오늘 정말 최선을 다했어. 수고했어.”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네가 노력했다는 거야.”
2. 심호흡과 감정 인식 연습
번아웃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는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심호흡은 뇌의 위협 반응을 줄이고(편도체 활성 감소), 이완 반응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하루에 한 번, 조용한 곳에서 4초 동안 들이마시고, 4초 동안 멈춘 후, 6초 동안 내쉬어 보세요.
✔ 스트레스를 느낄 때마다 “지금 내 감정은 어떤가?”라고 스스로 물어보세요.
3. 선생님 커뮤니티와 연대하기
소진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동료 선생님들과의 연결입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회복력이 높아집니다.
✔ 동료 선생님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세요.
✔ 교육 관련 지원 프로그램, 심리 상담, 워크숍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4. 업무 경계를 설정하고 휴식 시간 확보하기
✔ 수업이 끝난 후 업무 메시지를 확인하는 습관을 줄여보세요.
✔ 하루에 10분이라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세요.
✔ 쉬는 시간이 죄책감이 아니라 에너지를 채우는 필수 과정임을 기억하세요.
건강한 선생님이 건강한 학생을 만든다
어느 한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내가 완벽한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죠. 내가 지치지 않고 행복해야, 학생들에게도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요.”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번아웃은 오래 일하면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는 자비로운 마음을 통해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선생님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는 데 5분만 투자해 보세요. 그 5분이 선생님의 삶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임은정 | 코칭심리학 박사, KPC